[우리NGO는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06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우리 사회 민주화 열기가 가장 드높았던 8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다.

지난 87년 창립되어 올 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연구소는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의 열망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때, 이 땅에서 소외받고 차별받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를 '인권'의 측면에서 처음 제기하며 활동을 시작하였다.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위해▲

그 당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들이 바보, 병신, 절름발이, 소경, 귀머거리 등이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장애인을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측면보다는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 우리 사회는 신체적, 정신적 '차이'를 인정하면서 함께, 동등하게 정책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특수학교, 생활시설(수용시설), 등 분리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그들을 점차 우리 사회밖으로 몰아낸 것이다.

그 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이라는 이념을 갖고 설립된 단체가 바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다. 더 이상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 아닌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여 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고자 함이다.

▲장애인 전문지 '월간 함께걸음'▲

우리 연구소는 장애인전문잡지 '월간 함께걸음'을 통해 장애계의 문제와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새로운 정보, 국제적 동향을 소개하며 우리 사회 장애인문제의 전망을 밝혀왔다.

또한 여성과 장애라는 이름으로 이·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며 자체적인 조사활동을 통해 여성장애인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책적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며, 각종 자료집 발간과 토론회, 워크숍, 캠페인 등으로 통해 장애인문제를 사회에 알려내는데 주력하였다.

게다가 교육, 직업, 문화 등 영역에서의 완전참여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장애인생활환경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잊고 살던 이동권, 접근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턱과 계단이 없는 사회생활환경과 편의시설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함으로써 무장벽공간(barrier-free), 보편적 디자인(universal degin)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사회에 알려내기도 했다.

▲관련법규 개선을 통한 장애우의 권리 보장▲

가장 큰 성과로는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 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특수교육진흥법',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에 관한 법률'등의 제·개정을 통해 기본적인 장애인 관련 법률 등의 체계를 잡아 국가의 의무를 명확히 한 동시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였다.

근래에 들어서는 이렇게 개선된 법·제도가 장애인의 실생활에서 얼마나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느낄 수 있는 법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상담활동과 소송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기도 한데, 장애학생의 대학 입학원서 거부로 시작된 교육권확보운동, 맹인안내견 출입거부 문제해결, 시각장애인 교수의 부당해임 철회운동, 편의시설 부재로 인한 참정권 침해 소송, 여성정신지체장애인의 성폭행 사건, 정신지체인 폭행사건,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던 여성장애인 구명운동 등 실제적인 인권침해 사례를 근거로 한 활동을 펼쳐왔다.

▲'동등'에서 출발하는 함께 사는 세상▲

또한 장애인 문제는 우리 사회가 갖는 여러 모순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인지뢰금지 연대활동과 보행권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에바다시설비리문제해결을위한연대회의, 국정감사연대회의, 기초생활보장법연대회의, 건강연대, 사회권규약연대회의 등 시민사회단체와도 활발한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우'라고 하는 말이 갖는 의미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과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이 동등한 관계로부터 출발하는 함께사는 세상"을 꿈꾼다.

이 땅에서 소외와 차별을 끊어내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당당한 주인으로 설 수 있는 세상, 그런 참 좋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단체가 되기 위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오늘도 그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여준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 cowal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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