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장충식 총재 손님 부른 뒤 일본 잠적

  • 입력 2000년 12월 1일 09시 58분


북측 이산가족 2차 방문단이 서울에 왔다. 안개에 발이 묶여 출발부터 가족들의 가슴을 졸이더니, 어려워진 남측 사정 때문인지 시민 반응조차 시큰둥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게다가 북측 방문단을 초청한 대한적십자사 장충식 총재마저 돌연 일본으로 출국. '가뜩이나 먹을 게 없는데 주인도 없는' 잔치 격이 되고 말았다.

일이 이렇게 된 사연도 딱하기 그지없다. 주인장이라는 사람이 손님 맞기에 앞서 괜한 구설수에 오른 게 화근이었고, 이에 발끈한 손님이 그 주인장이 차려주는 상 안 받겠다고 버틴 것이 잔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더 안쓰러운 건, 주인장이 허술한 잔치상만 차려놓고 볼일 있다고 간 곳에선 정작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왔지' 한다는 것이다.

장총재가 하한가를 경신한 게 벌써 두 번째다. 처음은 정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 단견 때문에,이번은 골치 아픈 자리 피하고 보자는 무소신 때문에. 행여 정부가 북한의 미움을 받을까 두려워 그를 잠시 빼돌렸다 손치더라도 주인장 행색은 이미 구겨졌다.

'북측 손님들 잘 지내시다 가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심정이 참 답답하구나.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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