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다]은진혁 인텔코리아 사장 "정보단말기 애용"

  • 입력 2000년 12월 1일 15시 27분


영화배우처럼 핸섬한 외모의 인텔코리아 은진혁 사장. 68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33세다. 세계적인 기업의 한국법인 사장으로는 매우 젊은 편. 그러나 매일매일 지워지는 업무강도는 그의 젊은 체력으로도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다.

▼개인정보단말기 전천후 이용▼

인텔코리아의 매출액은 한국의 웬만한 대기업에 버금간다. 은사장은 하루에도 수십억원짜리 계약을 여러 건 처리한다. 조금만 ‘삐긋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고공비행’이다.

그는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의 국내외 회의를 강행한다. 해외 회의는 주로 전화를 통해 이뤄진다. 그리고 수시로 이어지는 거래처 사람들과의 협상…. 쉴 틈이 거의 없다. 오전 3시에 불려나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16시간의 시차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와 전화회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정신을 못차릴 ‘잔혹한’ 업무강도다. 그는 이런 일상을 어떻게 버텨낼까.

은진혁 사장이 공개한 비결은 바로 ‘디지털’이었다.

보이스펜녹음기 개인정보단말기(PDA) 휴대전화 노트북PC라는 디지털 4총사가 그를 돕고 있는 것. 예전엔 2, 3명이 해냈을 일을 그는 혼자서 해내고 있다.

그가 디지털을 이용하는 것은 전천후, 시간과 장소가 따로 없다.

▼아이디어 떠오르면 보이스펜 녹음▼

그는 한밤중에 자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바로 녹음을 한다. 가족들은 잠자리에서 중얼거리는 은사장의 목소리를 더 이상 ‘잠꼬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은사장은 또 “출근길 신호등에 걸려 잠깐 멈춰서는 게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PDA나 휴대전화로 잠깐씩 E메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하루에 받는 E메일은 350여통. 휴대전화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금융정보와 정보기술(IT)업계, 반도체 업계의 최신뉴스를 확인한다. 화면은 작아도 한손에 쏙 들어와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은사장이 E메일 답장을 불과 10여분만에 보내는 데 놀란다. 비결은 휴대전화 자판을 능숙하게 눌러 메일을 보내기. ‘운전중 전화사용이 금지되는 내년부턴 어떻게 할거냐’고 묻자 “좋은 방법이 있다”며 싱긋 웃는다. 획기적인 새 디지털 ‘비밀병기’를 찾은 것 같다.

은사장의 집무실은 일반 직원과 똑같은 크기의 책상 하나가 전부다. 그 흔한 응접소파 하나 없다. 거대하고 장중한 사장실을 떠올리는 우리에겐 ‘문화적 충격’이다.

▼휴대전화로 e메일 즉시 답장▼

그의 사무실 책상에는 데스크톱 PC도 없다. 데스크톱PC를 쓰면 회사에서 하던 일을 집으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철저히 ‘기동력’이 있는 노트북PC를 24시간 곁에 두고 산다. 그는 노트북PC를 E메일 확인(60%) 프리젠테이션 작성(25%) 스케줄관리와 인터넷 서핑(인텔주가 확인) 등에 활용한다.

은진혁사장은 “언제나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 수준의 스트레스 속에서 산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매사를 숙련된 외과의사처럼 말끔하게 매듭짓고 있다. 찌푸리지 않고 언제나 웃는 표정 그대로…. 그의 곁에는 믿음직한 ‘디지털 참모’들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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