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만난 게라르드 트흐프트 교수(54·네덜란드 유트레히트대)는 9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물리학자라기보다 이웃의 다정한 아저씨 같은 인상의 물리학자였다.
그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머리가 지끈거리도록 어렵기만 한 양자역학 확률론 블랙홀 등 이론물리학의 최근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왜 사물이, 이 세계가 이렇게 존재하고 상호 작용하는지 등 자연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것은 물리학자만의 일이 아니고 일반사람들의 의문”이라면서 “이론물리학은 결국 수학과 기술 등의 발전을 이끄는 데도 기여한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흐프트교수는 27세 때인 71년 소립자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계산해낼 수 있게 표준모델의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당시 물리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새로운 이론은 실험을 통해 확실하게 입증되어야 노벨위원회가 평가하기 때문에 그는 거의 30년 뒤에 노벨상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 뒤에는 예전보다 많은 모임에 참석하고 사람들을 만나지만 연구활동은 마찬가지로 계속하고 있다는 그는 “현재 소립자를 설명하는 데 동원되는 양자역학은 10¤³³㎝ 규모의 짧은 거리에서는 맞지 않는다. 앞으로 50년 뒤에는 새로운 이론과 언어로 구성된 미지의 새로운 물리이론이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트흐프트교수는 4일 오후 3시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일반인을 위한 강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무한히 작은 우주로의 초대(Univer―se beyond Atomic Nucleus)’라는 주제로 ‘물질의 근본적인 조립블록’인 소립자의 세계를 소개한다. 이어 8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초청자인 서울대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를 오가며 국내 전문가들과 세미나를 갖고 토론을 벌인다.
<성하운기자>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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