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이비드 코 IMF서울소장

  • 입력 2000년 12월 4일 18시 54분


국제통화기금(IMF) 데이비드 코 서울사무소장(사진)은 “한국이 97, 98년과 같은 경제위기를 다시 맞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또 다른 위기의 가능성을 과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 가능성은 적어▼

그러나 그는 “한국은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며 은행이 부실기업에 계속 돈을 빌려주면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 소장은 4일 IMF관리체제 편입 3주년을 맞아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위기재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로 외환보유액 확대, 단기외채 감소, 국제수지의 흑자를 들고 “최근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으나 이는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가치의 하락과 연동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경제의 단기적 전망이 최근 6개월새 나빠졌지만 많은 부분은 국제유가 상승, 국제증시 침체, 미국경기 하락가능성 등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내년 하반기 회복될듯▼

그는 한국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렵다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경제가 단기침체에 빠지면 금리인하보다 재정확대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업 부채 더 줄여야▼

―한국이 계속 추진해야 할 개혁작업은….

“기업이 부채를 더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 비핵심사업 부문을 처분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한다. 대우 계열사 처리에 좀더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제대로 유지 관리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정부의 금융지주회사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나.

“금융지주회사 도입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취약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계 반발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실직자를 지원하고 교육을 통해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기적 경제전망이 나쁘면 재정완화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이 겪을 수 있는 위기 형태는….

“은행이 부실기업에 돈을 쏟아부으면 은행도 부실화된다. 그 은행에 또 공적자금을 쓸 수밖에 없다. 이러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적자금이 이미 150조원에 가까운데 이런 돈을 다시 쓰지 않기 위해서도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중요하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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