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2000]美 선거소송 수검표 기각등 중대 국면

미국 연방 대법원이 4일 수검표 결과를 포함시키기 위해 선거 결과 인증 시한을 연장한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결정을 파기한데 이어 플로리다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이 앨 고어 민주당 후보측의 수작업 재개표 소송을 기각, 미 대선 소송은 결정적인 국면을 맞았다.

연방 대법원은 그러나 스스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주 대법원으로 환송하면서 `추가 심리'를 명령함으로써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어 후보는 이날 마이애미-데이드와 팜 비치 카운티의 1만4천여표에 대한 수작업 재개표를 촉구한 소송이 플로리다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법정 소송 전략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샌더스 솔스 순회법원 판사는 "수검표를 실시해도 선거 결과가 바뀌리라는 통계적 증거가 없다"고 밝히고 " 원고(고어 후보)측은 필요한 입증 책임을 다하는데 실패했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고어 진영의 수석 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그들이 이겼고 우리는

졌다"면서 "그러나 진짜 싸움은 이제 주 대법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주 대법원이 순회법원의 판결을 번복하지 않으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어 진영은 재판이 끝난 뒤 주 항소법원에 "주 대법원은 이 분쟁에 대해 신속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소장을 제출했으며 항소법원은 이를 즉시 주 대법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판결로 유리한 위치에 선 부시 후보측은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사려 깊고 포괄적인 결정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방 대법원은 대법관 9명이 전원일치로 채택한 판결문에서 주 대법원이 지난달 7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의 수검표 시한을 연장,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도록 허용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므로 "주 대법원의 판결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7쪽 분량의 판결문은 "이번 선거 결과의 다툼에 개재됐다고 주장되는 연방법상의 문제에 대한 검토를 우리가 이 시점에서 거부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파기 환송 배경을 설명했다.

심리 후 사흘만인 이날 연방 대법관들의 일치된 판결은 빨라야 이번주 중반께 5대 4의 아슬아슬한 다수결로 부시 후보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부시 후보는 지난달 14일인 선거 결과 보고 시한을 26일로 연장, 수검표 결과를 합산시킨 주 대법원의 결정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으며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4일청원을 수리한 데 이어 이달 1일 심리를 개최, 90분동안 양측의 주장을 들었다.

부시 후보는 930표를 앞섰다가 수검표를 통해 표차가 537표로 줄었으나 연방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고어 후보가 수검표에서 추가한 393표의 향방이 모호해졌다.

연방 대법원 판결 직후 부시 후보는 "우리 편을 옹호하는 매우 강력한 성명이며이번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으며 그의 측근들은 승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고어 진영은 그러나 "나쁜 뉴스도, 좋은 뉴스도 아니며 단지 뉴스가 아니다"며 다소 실망한 반응을 보였으며 보이스 변호사는 주 대법원에 대해 관련 법률의 해석을 명확히 하도록 지시한 것 뿐이라며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한편 플로리다 대법원은 연방 대법원의 결정과 관련, 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의 변호인들에게 5일 오후 3시(한국시간 6일 오전 5시)까지 새로운 변론 요약서를 제출하라고 밝혔다.

대법원 대변인은 7명의 대법원 판사들이 아직까지 양 진영 변호사들로부터 직접 구두 주장을 들을지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