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경기 하강이라는 전체적인 사이클을 돌려놓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리더쉽 부재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일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스닥 선물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긋지긋한 선거전쟁에서 해방된다는 것만으로도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단 긍정적인 것인 전날 501대까지 떨어지면서 종가기준으로 연중최저치는 물론 지난 98년 12월5일(490.71) 이래 거의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주가의 기술적 반등에 나스닥 선물이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수차례에 걸친 연중최저치인 485대가 지켜졌으나 추가 상승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 미국의 정치적 불안감 해소가 단기적이나마 반등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 선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입세를 강하게 불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수급상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중요한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강도를 줄여줄 수 있는 여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날(5일) 외국인들은 오전 11시 현재 170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면서 5일째 순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순매도규모가 나스닥 하락 등의 영향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는 않은 상태다.
물론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20만주(15만5천원)의 자사주 매입 신청에다 프로그램 매수세도 받쳐주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종합주가도 507대의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선 해결의 한단계 진전된 국면을 맞아 현재의 국면을 ‘투자심리의 호전 가능성이냐, 외국인 매도 확대 지속 여부냐’의 갈림길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연구원은 “부시의 승리 확정 가능성과 나스닥 선물의 상승세로 연중최저치의 주가가 저가 매수세와 함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도 이에 따라 다소 줄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의 이대호 차장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있으나 나스닥 선물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을 볼 때 나스닥이 단기 반등할 여지가 있다”면서 “나스닥이 그동안 낙폭과대가 빚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하루 이틀의 단기간이라고 하더라도 급등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이래 고점과 저점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기간동안의 주가흐름과 시장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제문제가 아니라 지지부진하게 투자자들을 피곤하게 했던 정치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장기성보다는 단기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연구원은 “커다른 경기사이클이 뒤바뀌는 것이 아니고 수급상황을 확연히 바꿔놓을 만한 재료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단기적인 재료일지라도 증시에는 하나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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