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투신에 눈 돌려라"…은행 '역마진'사태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34분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떨어져 은행 예금금리도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안전성을 이유로 무조건 은행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도 은행 예금금리의 인하를 예사롭게만 볼 수 없다. 금리 인하기의 새로운 자산운용 방법을 고려할 시점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시점에 맞춰 미리 증권 투신 쪽 상품에도 서서히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 인하 불가피〓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속락하면서 주로 국고채에 자산을 운용하는 은행 보험사들이 역마진 위기에 몰려있다. 5일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6.82%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1년 만기 예금금리는 7∼7.7%에서 운용되고 있기 때문. 은행 입장에서는 7% 이상의 금리로 자금을 구해서 6%대의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재 7%대인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

주택은행 양남식 팀장은 “은행 예금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고 있으나 앞서 내리기에는 부담되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김한성 조사역은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내년 초에는 6%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이 현재의 예금금리를 얼마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보험사도 자산운용수익률이 8%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국공채로 운용해서는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기의 재테크〓은행권에 자금을 맡길 때에는 확정금리로 1년 만기로 맡길 것을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3개월 단위로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면서 금리를 계속 갈아타는 것은 금리 하락기에는 피해야 할 투자행태라는 것.

한미은행 이건홍 재테크팀장은 “국공채펀드는 안전하기는 하지만 수익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혹시 금리가 오를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금리 하락기에 추천할 만한 상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은 “근로자 주식저축의 경우 가입금액의 5.5%를 세액공제받고 비과세혜택까지 감안하면 연 9%의 금리를 볼 수 있어 비과세 상품을 많이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서서히 증권 투신상품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제일투신증권의 모진성 팀장은 “예금금리가 실세금리보다 낮은 상황이어서 미리 구조조정이 완료될 내년 상반기쯤을 염두에 두고 자산의 10∼20% 정도는 엄브렐러펀드나 랩어카운트형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라며 “원본보존형 주식형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경제연구소의 박덕배 실장은 “금리가 떨어지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다는 것이 경제의 기초상식이지만 현재처럼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도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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