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상한가]김군자 '가장 아름다운 시민'…위안부 할머니 선정

  • 입력 2000년 12월 6일 21시 37분


지난 8월, 한 종군위안부 할머니가 공익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정부가 준 배상금 3150만원에 매달 받는 지원금을 합친 돈이라고 했다. 종군위안부로는 김옥주, 문명금 할머니를 이은 선행이라는 것도 보도됐었다.

최근 참여연대의 소식지 <참여사회>는 시민운동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아름다운 시민' 1위로 김군자 할머니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바로 지난 8월의 그 할머니였다.

김군자 할머니의 생애는 눈물겹다. 1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16세에 어머니마저 잃어 고아가 됐다. 그 다음해 중국 훈춘에 끌려가 20세까지 일본군 위안부로 이팔청춘을 보냈다. 해방 이후엔 술집, 밥장사, 미제물건 장사, 보따리 장사 등 안 해본 게 없다. 돈도 꽤 벌었지만 이리저리 떼이고 불교, 기독교에 의지하다가 지난 98년 가톨릭으로 개종해 현재의 안식처인 나눔의 집에 오게 되었다.

사진으로 보면 서른둘 되던 해 할머니는 참 곱다. 아픈 과거사 때문에 총각은 차마 만날 용기가 없어 결혼도 못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일본의 공식적 사죄와 배상이다. 교과서에 그 사실을 기록하고 위령비를 세우는 것이다. 인터뷰한 기자는 일흔다섯의 할머니에게 인생이 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다 꿈 같다"고 대답했다.더 이상 할머니에게 악몽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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