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사람/'꽃심기 35년' 청주 운동초등교 강산길 교장

  • 입력 2000년 12월 8일 00시 23분


충북 청주시 운동초등학교 강산길(姜山吉·59)교장은 ‘꽃 교사’로 불린다.

1965년 처음 교사로 발령받은 이후 지금까지 35년간 보은 영동 청주지역 13개교를 옮겨다니며 부임하는 학교마다 ‘꽃이 흐드러진 학교’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부임하면 교정을 이리저리 둘러본 뒤 칸나 다알리아 파초 사루비아 등의 꽃을 심는다. 이들 꽃을 선호하는 이유는 기르기가 쉬운데다 번식력이 좋고 대부분 5월부터 11월까지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

강교장은 겨울이 되면 이들 꽃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학생 뿐아니라 인근 학교 및 학생들에게도 나눠준다.

그가 교정을 꽃으로 가꾸는데 남다른 열정을 갖게 된 것은 청주교대 시절 ‘꽃 속에서 자란 어린이는 시멘트에 둘러쌓여 자란 어린이에 비해 역경에 굴하지 않고 꿈과 희망 용기를 갖는 특성이 있다’는 어느 교육학자의 에세이를 감명깊게 읽었기 때문. 그는 이같은 공로로 지난해 5월 15일에는 교육부가 주는 교육자대상 스승상을 받았다. 당시 이 시상식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는 꽃에 뭍힌 어린시절의 교정을 잊지 못한 그의 제자 30여명이 한아름씩의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 축하했다.

강교장은 “꽃을 보고 자란 제자들이 세상에 희망을 심는 일꾼으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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