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증시가 20% 가까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증시 전문가 10명이 내년 뉴욕증시가 올해말 기준으로 평균 18%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올해 상승 전망치인 7%보다 높은 수치. 주가 하락폭이 너무 컸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기조 변경 시사로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상승 전망의 근거다. 유가하락과 유로화의 안정세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월가 전문가의 ‘낙관론’〓가장 높은 상승을 점친 사람은 대표적인 호황론자인 리먼 브러더스의 제프리 애플리게이트. 그는 지난해에도 높은 상승률을 예상해 빗나갔었지만 올해에도 내년 지수가 31%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이미 지난달 말에 바닥을 치고 상승하고 있는 중”이라며 “FRB 금리 인하 이후에는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에 보수적인 증시 전망을 내놓았던 메릴린치의 크리스틴 캘리스도 내년에는 26%의 상승 랠리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대표적 낙관론자인 골드만삭스의 코언과 UBS워버그의 에드워드 커시너 역시 현재 주식시장이 과매도 상태로 내년에는 20% 이상 급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욕 증시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도 있다. 지난해말 다른 전문가와는 달리 하락세를 예견했던 JP모건의 전략가인 더글러스 클리곳은 올해에도 2% 지수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둔화로 기업 실적이 더욱 악화된다는 것. 그는 다른 전문가들이 기술주와 금융주의 반등을 예상한 것과는 달리 제약주와 소비재주 등을 추천했다. 지난해 ‘닷컴주의 위기론’을 내놓았던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전략가인 바이런 빈도 10% 상승을 예견했다.
▼월가 전문가의 2001년 S&P500지수 예상치▼
회사 | 전문가 | 2000년 예상치 | 2001년 예상치 |
JP모건 | 더글러스 클리곳 | 1,300 | 1,400 |
골드만삭스 | 애비 조지프 코언 | 1,525 | 1,650 |
메릴린치 | 크리스틴 캘리스 | 1,560 | 1,720 |
리먼브러더스 | 제프리 애플리게이트 | 1,600 | 1,800 |
UBS워버그 | 에드워드 커시너 | 1,600 | 1,715 |
SG코웬 | 찰스 프라딜라 | 1,615 | 1,490 |
모건스탠리딘위터 | 바이런 빈 | 1,615 | 1,500 |
그룬털 | 조지프 배티 파글리아 | 1,625 | 1,650 |
모건스탠리딘위터 | 피터 카넬로 | 1,650 | 1,600 |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 | 토머스 갤빈 | 1,680 | 1,600 |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국내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실물경기와 주식시장이 미국 경기변동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들어 미 증시의 낙관론이 국내경제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증권 종합조사팀 유남길 부장은 “국내경기가 내수침체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뉴욕증시 반등은 수요창출로 이어져 국내 수출여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핑크빛 전망을 맹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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