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거의 제자리 걸음 수준에 머물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땅값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기 힘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내년 중에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각 민관연구소의 내년 부동산 전망을 정리해본다.
▽집값〓내년 중 집값은 올해 수준(2%·잠정치)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 일부에선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제시한다. 특히 내년 상반기 중에는 11월 이후 계속된 집값 하락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공사 김용순 경기동향분석팀장은 “거시 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 및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오르겠지만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부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하락 폭은 두 자릿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전망이 어두운 것은 내년 중에 특별한 부동산 호재가 없는데다 불투명한 국내 경제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근거한다. 또 내년 상반기 중 공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실업자가 양산되고 부동산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세금〓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는 지속하지만 그 폭은 올해 수준(13.15%)을 훨씬 밑돌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전국적으로 전세금은 평균 0.22% 정도 올라 거의 제자리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처럼 전세금 상승폭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올 한 해 동안 전세금이 크게 오른 데다 전세계약이 대부분 올해 경신돼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지역의 경우 5개 저밀도 지구를 포함, 내년 중에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는 곳이 많아 국지적인 전세금 급등과 같은 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땅값〓땅값은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해 땅값은 3·4분기(7∼9월)까지 1.14% 오른 것으로 집계됐으나 3·4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여서 연말까지 누적집계하면 상승률이 1.00%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선 판교를 포함한 지방 대도시 주변에 신도시를 개발키로 한 정부 계획이 본격 추진될 경우 관련 지역 땅값이 크게 폭등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집값이 경기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땅값이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해 8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어 경기 불안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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