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를 사용중인 경제활동인구의 1인당 평균 카드수는 3, 4장 가량. 그만큼 카드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범용 카드의 매력이 갈수록 추락, 카드업계가 특정 계층의 고객을 집중 공략하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추세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거나 기존 회원을 관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세분화의 시발점 여성카드〓확보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카드사가 제일 먼저 고객세분화에 나선 건 여성전용 카드. 상대적으로 소비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20, 30대의 여성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놓은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여성카드를 선보인 LG캐피탈의 경우 LG레이디카드 회원수가 1년여 사이에 220만명으로 불어나 출시한 지 5년 이상된 LG정유카드(회원수 260만명)를 맹추격중이다. 삼성카드가 개발한 삼성知&美카드 역시 발매 넉달 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삼성카드 고영호 과장은 “신규로 가입하는 여성 회원의 90%가 여성카드를 선택중”이라면서 “백화점 할인점 무이자할부서비스, 극장 할인, 패밀리레스토랑 무료음료 제공 등이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세분화의 한계가 보인다〓여성카드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카드업계는 골프 문화 스포츠 등 취미카드쪽으로 고객세분화를 진척시키고 있다. 성별과 연령을 기준으로 나눈 여성카드와는 달리 취미카드는 정확한 타깃층을 선정하기가 곤란해 아직까지 성과가 불투명한 실정.
골프카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올 2월부터 ‘LG드림골프카드’를 판매한 LG캐피탈은 출시 10개월이 지났지만 고작 4000명의 회원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골프회원권을 가진 사람만 200만명으로 추산되지만 누가 골프를 치는 사람인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LG캐피탈 관계자는 “카드사용 내용으로는 상품이 아닌 상점까지만 알 수 있어 기존 회원중 타깃층을 1만명밖에 추려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비씨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다이너스카드 등도 최근 골프카드를 내놓았거나 곧 선보일 예정.
카드사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고객DB 분석능력의 한계로 고객세분화 성과가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데에도 효과가 있어 이러한 고객세분화 노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용 신용카드▼
회사 | 상품 | 출시시기 | 발급수 |
LG캐피탈 | LG레이디 | 1999.9 | 220만장 |
삼성카드 | 삼성知&美 | 2000.8 | 50만장 |
국민카드 | 이퀸즈 | 2000.4 | 35만장 |
외환카드 | 아이미즈 | 2000.7 | 30만장 |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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