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정위연 할머니(78)가 평생 동안 일군 땅은 1만3000여 평. 13일 정할머니는 시가로 2억원대에 이르는 이 땅 중 자신의 무덤으로 쓸 서너 평만 남겨놓고 나머지를 모두 동양대에 장학금으로 기증했다.
할머니의 땅은 한(恨)으로 일군 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60여년 간 할머니 혼자 힘으로 개간한 땅이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19세에 결혼해 바로 다음해 남편과 사별했다. 재가하지 않고 아이 둘을 수양아들, 딸로 맞아들여 모두 출가시켰다.
"배운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건 농사밖에 없었다. 그래도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살았다. 안 입고 안 먹으며 모은 재산이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나눠줘라"
정할머니의 당부다. 학교 측은 할머니의 뜻을 기려 땅을 팔지 않고 수확물을 팔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기로 했다.
못 배운 게 한으로 남은 할머니가 배운 자들의 고개를 수그리게 한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