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과 배우들은 대체로 조지 부시의 대통령 당선을 반기는 분위기. 부시는 영화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고 저작권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영화사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같이 깊은 상심에 잠겨있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녀는 "엘 고어의 패배는 민주주의와 미국 국민 모두의 패배와 같다"고 비통해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감독 로브 라이너도 낙심하는 모습이다. 엘 고어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그는 부시의 당선 소식을 듣고 울음까지 터뜨릴 뻔했다고.
지난 5주간 이번 대통령 선거를 '블록버스터' 드라마라며 선거결과에 엄청난 관심을 기울여 온 케이블 TV 방송사들은 부시의 당선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립 케이블TV 연합회 대표인 로버트 사취는 "앞으로 경쟁을 규제하는 정책이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다"라고 기뻐했다.
반면 대부분의 언론들은 부시 정부의 정책으로는 영화에서의 폭력과 표절을 근절시킬 수 없을 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고어와 러닝메이트인 리버맨은 6개월 이내에 영화에서 폭력과 표절을 최대한 근절시키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으나 부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던 것.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