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서장훈등 부상에 무너진 슈퍼스타들

  • 입력 2000년 12월 15일 18시 34분


올시즌 국내 프로농구에서 2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며 ‘몸값’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 소속팀의 애를 태우고 있다. ‘연봉〓실력’이라는 등식을 보여 주기는커녕 벤치를 지킬 때가 더 많은 것.

3억3000만원의 최고 연봉 선수인 ‘골리앗’ 서장훈(SK)은 왼쪽 손가락 골절로 8경기나 빠졌다. 이번주 초 깁스를 풀었으나 한 손으로는 제대로 슈팅조차 할 수 없는 상황. 1월말에나 겨우 코트에 설 전망이다.

2억4000만원으로 연봉 랭킹 2위인 현주엽(골드뱅크)은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3경기를 쉬었다. 며칠 전에는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는 등 잇단 부상에 울고 있다.

현대 ‘컴퓨터 가드’ 이상민은 이달초 왼쪽 종아리 근육을 다쳐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든 상황. 현대 신선우 감독은 “아직 2라운드여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당분간 이상민의 출전 시간을 20분 정도로 조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왼쪽 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전희철도 8경기를 결장했으며 복귀 날짜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쁘다. 현역 최고령인 삼보 허재(35)는 오른쪽 장딴지 통증으로 2경기를 건너뛰었으며 나이 탓인지 회복이 더뎌 이번 주말에도 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간판 스타가 제몫을 못하는 SK 현대 동양 삼보는 하위권을 맴도는 반면 ‘베스트5’가 말짱한 LG 삼성 신세기 기아는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승부의 고비를 뚫어 줄 해결사가 없어 시소게임을 하다가도 맥없이 무너지며 뒷심 부족을 드러내기 일쑤. 그나마 이상민은 14일 골드뱅크전에서 식스맨으로 나와 20득점, 9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올리며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이와는 달리 지난 시즌 부상으로 각각 7경기와 14경기를 빠졌던 연봉 4위 기아 강동희와 5위 김영만은 올해 전 경기를 뛰며 건재를 과시, 박수교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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