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제주는 지금 '부킹 전쟁중'

  • 입력 2000년 12월 18일 00시 37분


겨울철이 되면서 제주지역에 골프 ‘부킹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추운 날씨 때문에 다른 지역 골프장이 대부분 휴장에 들어가 골프 애호가들이 너도 나도 제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

특히 요즘 주말에는 제주지역 7개 골프장은 최대 운영능력보다 20∼30% 정도 초과한 골프 애호가들이 몰려 상당수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골프장업계는 경제난으로 인해 해외골프를 삼가는 공직자나 사업가 등이 제주로 몰리면서 ‘골프대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역 골프장의 하루 수용 최대 인원은 2000명 선에 불과해 도내 골프 애호가들의 수요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제주에서 골프를 치기 위해 ‘든든한 줄’을 동원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소위 힘있는 관공서에는 부킹청탁이 하루에 2,3건씩 잇따르고 있다.

한 관공서 관계자는 “한달 16건 정도씩 골프부킹을 해결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한동한 잠잠했던 ‘부킹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부킹이 힘들어지면서 골프장 회원조차 골프를 제때 치지못하는 사례가 자주 생기고 있으며 ‘초과 예약’ ‘끼워넣기’ ‘티샷지연’ 등이 제주지역 골프장에서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골프장 예약담당자와 간부들은 유력 기관 등의 부킹청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아예 휴대전화를 끄고 자리를 비워버리기도 한다.

한편 올들어 11월말까지 제주지역 골프장을 찾은 고객은 도내 16만2000여명, 다른 지역 30만1000명 등 모두 46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만6000여명)에 비해 23% 증가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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