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유치원 셔틀버스를 놓쳤다.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기 안쓰러워 일어난 뒤 택시에 태워 보냈다. 그날 따라 왜 그리 바빴던지 택시번호도 적지 못했다. 일곱 살짜리 아이에게 택시비 1300원만 들려서 보낸 뒤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후에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왔는데 손에는 택시비가 꼭 쥐어져 있었다. 택시 운전사 아저씨가 어린 아이 혼자 택시를 탔다며 돈을 받지 않고 내려주었다는 것이다. 아이도 몇 번이나 고마운 아저씨라고 말했다.
예전에도 택시를 태워 보낸 적이 있었는데 아이에게 잔돈도 거슬러 주지 않는 아저씨도 있었다. 힘든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 그 택시 운전사에게 감사한다.
박앙미(전남 순천시 조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