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선임연구원 '악바리' 김양형씨 "일욕심 많아요"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9시 24분


삼성 반도체 공정기술부서 선임연구원 김양형씨(36·여). 소년 같은 외모에 졸리는 듯 부스스한 얼굴로 나타난 김씨는 “미국회사와 전화회의가 길어져 늦었다”며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쥐색 코트에 머리엔 노란 물을 들이고 은반지를 4개나 낀 모습이 상상했던 ‘흰색 가운의 차가운 연구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반도체 전체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잡아내는 일을 해요.”

지난해 연구소장상을 받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악바리.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박사로 95년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었다.

“강단은 체질에 맞지 않고 반도체처럼 빠른 템포로 돌아가는 일이 적성에 맞아요. 급하고 다혈질이거든요.”

서울에 있는 집에서 오전 6시30분에 나와 오후 8시까지 근무한다. 밤을 새우는 데 이력이 났을 정도로 일 욕심이 많다보니 아기는 아직 갖지 못했다. 틈만 나면 스키장으로 달려가는 스키광.

“스트레스요? 많이 받지요. 목이 안돌아가서 물리치료도 받았으니까요.”

연봉을 묻자 “삼성SDI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남편과 합하면 1억원은 넘는다”며 살짝 비켜간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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