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후 삼성증권 인터넷 애널리스트)
코스닥지수가 개장이후 최저치(58.98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지수대의 바닥권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과매도 됐다고 주장하는 시장참가자들도 있고 아직 추가하락 가능성이 많다는 투자자들도 있다.
이같은 혼란은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공감하는 코스닥기업의 적정주가 평가방법이 정립되지 않은데서 1차적으로 기인한다. 즉 코스닥등록기업의 주가가 비싼지 또는 싼지를 판단할 잣대(Valuation Tool)가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상장기업에 대해선 PER(주가수익배율)이나 EV/EBITDA를 통해 적정가치를 산출해 낸다. 현주가가 미래의 주당순이익(EPS)에 비해 몇배로 거래되고 있는가를 분석한후 동일업종이나 경쟁업체의 PER와 비교해서 저평가여부를 판단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대부분 신생기업이라 과거 자료도 부족하고 업종도 다양해 통일된 잣대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최지후 애널리스트는 지적한다. 오히려 애널리스트가 시장가격을 뒷받침하기에 급급하다고 인정한다. 평가방법에 따라 적정주가도 천차만별이라고 밝힌다.
가령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의 1월 4일 주가는 40만 6500원(액면가 500원). 12월 20일 종가는 1만 7050원. 1년새 95.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음 주가가 40만원을 넘나들 때 인터넷 애널리스트들은 '하루 1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급속한 인터넷 보급률로 50만원 이상 간다'며 현재 주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배율(Price/Sales)를 통해 다음의 주가를 정당화시켰다.
그러나 1월 4일이후 고점을 찍은후 다음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러자 다음을 평가하는 분석틀이 달라졌다. 안정된 영업활동을 벌이는 기업에 적용하는 현금할인모형(DCF)을 적용했다. DCF모델에 근거할 경우 적정주가는 1만 3000원에서 2만원 사이.
최 애널리스트는 "2분기 이후 다음의 매출액 증가율이 시장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10월부터 DCF모형을 적용했다"며 "현실적으로 다음이나 옥션 등 국내인터넷 기업 등에 적용할 기업가치 평가모형이 없다"고 인정했다.
장영수 동부증권 코스닥애널리스트도 동일한 고충을 토로한다.
그는 연초 PEG(가격/EPS성장률)나 Price/Sale 등을 사용하다 현재는 PER와 EV/EBITDA로 코스닥기업들의 적정가치를 산출한다고 밝힌다. 아무리 미래 성장성이 높아도 당장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게 기업분석 방법론을 변경한 이유라고 설명한다.
최근 코스닥 애널리스트들이 다시 선호하는 PER를 적용할 경우 코스닥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됐다는게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이다.
20일 종가기준으로 다음의 PER는 17배이고 휴맥스(28배) 국민카드(36배) 엔씨소프트(69배) 새롬기술(140배) 등이다. 거래소 시장의 삼성전자(9배) 삼성SDI(12배) 국민은행(38배) SK텔레콤(67배) 등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유창연 삼성증권 통신장비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의 업종과 기업에 유용한 분석방법론이 확립되기 전까지 적정가치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그렇지만 최근 다수 애널리스트들이 선호하는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론을 따를 경우 코스닥기업의 현주가는 여전히 고평가상태다"고 주장한다.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도 예상할 수있지만 기업실적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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