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는 20일 한화 LG 롯데 두산 해태 SK 등 6개 구단으로부터 선수협의 팀별 대표인 송진우(한화), 양준혁(LG), 마해영(롯데), 심정수(두산), 박충식(해태), 최태원(SK)에 대한 자유계약선수 공시신청을 일제히 받아 이를 승인했다.
자유계약선수는 선수가 10시즌을 채웠을 경우 해외 진출을 포함해 다른 구단으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신분의 상승’을 뜻하는 것이지만 이번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6개 구단 사장은 선수협 총회가 열린 18일과 다음날인 19일 이틀에 걸쳐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 회동을 가졌다. 그리고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보복성 담합 방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국내에선 이들을 받아줄 구단은 없다는 뜻이다.
이들 구단이 주장한 방출 이유는 15일 열린 8개 구단 주장 모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극소수 선수가 KBO와 구단이 인정하지 않는 단체의 결성을 강행함으로써 선수들간의 반목을 조장했다는 것. 결국 프로야구의 품위를 실추시키고 발전을 저해했기 때문에 선수계약서 제29조(규약과 재결)에 따라 보류권을 포기한다는 설명이다.
선수협의 자문을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도형 변호사도 “일방적 방출 결정은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악법인 만큼 선수협과 논의를 거쳐 법적인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이제 선수협 파문은 프로야구계를 떠나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선수협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정동 경실련회관 강당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의 부당성을 각계에 알릴 예정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