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깃발의 펄럭임은 바람의 풍속때문"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48분


펄럭이는 깃발을 볼 때 우리는 흔히 바람이 시시때때로 바뀌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바람이 일정하게 불더라도 풍속이 빨라지면 깃발은 자연적으로 펄럭이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 록펠러대 준 장 교수팀은 가장 오래됐으면서도 실험을 통해 해답을 찾지 못했던 유체역학문제를 풀어 과학잡지 ‘네이처’ 14일자에 발표했다.

장 교수는 비눗물을 흘려보내면서 비단실을 그 위에 놓고 실험을 했다. 실은 낮은 유속에서는 비눗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길게 뻗어 그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비눗물을 좀더 빨리 흘려보내자 실의 끝에 여러 개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면서 펄럭이기 시작했다.

장 교수는 “펄럭임은 난류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본성으로, 깃발이 주위의 유체 흐름과 상호 작용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펄럭이는 실의 운동이 비눗물의 흐름을 왜곡해 실의 뒷 부분에 많은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깃발이 접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선박과 비행기의 설계 그리고 프로펠러가 아닌 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 같은 추진기관을 개발하는 데도 응용될 전망이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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