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 수용액은 어는점을 0℃ 이하로 낮춰 얼음 상태의 눈을 순식간에 녹게 만든다. 30% 염화칼슘 수용액의 경우 ―50℃까지 어는점을 낮춘다고 한다.
그러나 부식성이 강해 자동차나 콘크리트 속의 철근을 손상시키며 도로 주변의 쥐똥나무를 모두 죽게 만드는 등 동식물에도 해로운 단점이 있다. 또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눈이 다 녹은 뒤에도 염화칼슘이 곤죽상태로 남아 도로를 질척거리게 만든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에서는 제설제로 소금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눈이 많기로 소문난 캐나다의 국립연구위원회가 얼음 용해실험을 통해 제시한 제설제 사용 지침에 따르면 0℃에서 ―10℃까지는 같은 양의 눈을 녹이는 데 소금이 더 효과적이다.
반면 염화칼슘은 ―10∼ ―29℃ 정도의 저온에서 효과적이다. 염화칼슘이 물에 녹을 때는 열을 내게 되는데 이 점도 저온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가격도 소금이 싸다. 올해부터 서울시가 일괄 구매를 시작하면서 염화칼슘 가격은 ㎏당 264원에서 160원으로 훨씬 싸졌지만 141원인 소금에 비해서는 여전히 비싸다.
또한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은 1% 농도에서 31.7mdd(1mdd는 1일 1백㎤당의 금속부식량), 5% 농도에서는 49.3mdd의 부식 정도를 보인 반면 염화칼슘은 1%에서 40.9mdd, 5%에서 72.7mdd로 나타났다. 소금의 부식도가 염화칼슘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금속부식성이 전혀 없는 요소 같은 제설제도 있지만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
그러나 눈이 내릴 때의 기온은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항상 적당한 제설제를 뿌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염화칼슘과 소금을 섞어 사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보통 염화칼슘과 소금의 비율을 1:3으로 쓰며 저온에서는 1:1 또는 1:2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서초구청 등에서 간선도로에서는 염화칼슘, 주택가 골목에는 소금을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시민들도 환경오염을 방지한다는 데 동감하는 분위기이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