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거리인 신안군 증도면 대기점도. 30가구 60여명이 모여 사는 이 작은 섬마을에 고양이가 들어온 것은 70년대 말.
밭농사를 주로 짓는 주민들은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먹어 치우는 들쥐를 잡기 위해 돈을 거둬 구입한 고양이를 집집마다 2,3마리씩 길렀다.
그러나 섬안에 있던 개 20여마리가 고양이를 쫓아 다니는 등 괴롭히자 주민들은 개를 모두 내다 팔았다.
고양이가 주민들의 골칫거리가 된 것은 이때부터. 고양이 수가 크게 늘면서 일부는 집을 나가 들고양이가 돼 먹이가 부족할 때면 집 안으로 몰래 들어와 음식을 훔쳐먹기 일쑤고 밤에는 ‘괴성’을 지르는 등 되레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주민 정말례씨(65·여)는 “고양이 때문에 들쥐가 사라져 농사는 별 탈없이 짓고 있지만 마을이 온통 ‘고양이 천국’으로 변해 개를 몰아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