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대형 트레이드가 많았던 이번 시즌에 이적생들의 활약이 팀 성적을 좌우하는 이해득실이 팀마다 엇갈리고 있다.
골드뱅크에서 기아로 둥지를 옮긴 슈팅 가드 정진영(1m83).
시즌 초반 신인 송태영에게 밀려 벤치 신세였던 그는 2라운드부터 주전으로 발탁돼 수비와 궂은 일을 도맡으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스피드를 앞세워 속공 라인의 한 축을 이뤘고 체력이 떨어지는 강동희의 부담을 덜어줬다. 기아 정재공 부단장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우리 팀이 공동 3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코트를 휘저어준 정진영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BS를 떠나 현대로 이적한 ‘저승사자’ 정재근(1m92). 그의 컨디션이 살아나면서 팀성적도 동반상승해 22일 현재 현대는 기아와 공동 3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SBS 시절 벤치워머로 밀려난 데 따른 마음 고생으로 체중 감소에 시달렸던 정재근은 현대에서는 오히려 훈련량과 출전시간이 늘었는데도 몸무게가 3㎏ 불었다. SBS에서 뛰던 지난 시즌 평균 17분 출전에 9.1점에 그쳤으나 올 시즌에는 평균 25분에 12.1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 최고참으로 주장까지 맡은 정재근은 “옛날 얘기는 하고 싶지도 않다”며 “분위기가 좋고 후배들과의 손발도 점점 잘 맞고 있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시즌 초반부터 조성원(전 현대) 조우현(전 동양) 등 ‘이적 콤비 특수’를 톡톡히 누린 LG는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 양희승(전 LG)도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조금씩 새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
반면 기아에서 트레이드된 정인교(골드뱅크), LG에서 옮긴 박훈근(동양) 김재훈(현대→SBS) 등은 기존 멤버에게 밀려 고액 연봉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못찾아 소속팀과 본인 모두 속이 끓고 있다. 포인트가드 부재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신세기 홍사붕(전 SBS)도 유재학 감독의 눈높이에 아직 못미치는 상황.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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