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뜀뛰는 환율, 당국의 안정노력도 무위〓4일 1217.1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1일에 1183.0원까지 하락했다. 900억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당국의 의지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그러나 지난주의 상황은 크게 달랐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이 22일에 약 2억달러를 공급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으나 환율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수급, 불안심리, 펀더멘탈악화가 환율상승 3대요인〓은행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외화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기 위해 하루에 1억∼2억달러를 사들이고, 정유사와 역외외환시장(NDF)에서 외국인들도 달러매수에 가세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환율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엔―달러환율이 113.17엔까지 상승하는 등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민과 주택은행 파업 등으로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가세하고 있다(외환은행 이정태 외환딜러).
▽환율 1250∼1300원선 상승이 다수론〓한국은행 이창복(李昌馥)외환시장팀장은 “이번주부터 수출기업의 네고(수출대금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것)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월말장세’가 나타나 환율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상승을 이끌었던 NDF시장에서 23일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 앞으로 6개월 안에 환율은 1280∼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치아 리앙 리안도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원화의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원―달러환율은 1240원까지 상승할 것이나 엔화약세가 지속되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는 “환율은 내년 1·4분기중 1250∼1300원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선 일시적으로 1500원선까지 급등하는 상황(Overshooting)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금융연구원 차백인(車白仁)연구원은 “구조조정이 빨리 이루어져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3개월 안에 경제가 안정된다면 환율은 1200원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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