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표는 이날 “내가 대표가 되니 정체성 문제를 얘기하는데 지금 민주―반민주,독재―반독재 등의 그런 한가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민회의 대선 후보로 나설 당시 선거에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던 때에 ‘정권교체가 돼야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념에서 국민회의에 입당했다”고 말하고 당시 대선전략 자문회의 의장으로서 정권 창출에 일익을 담당했음도 강조했다.
김대표는 또 자신이 대통령비서실장 재직 때 ‘무임승차’란 표현을 쓴 데 대해 “대통령을 위해 야당에서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은 사람들을 부각시키고 나를 낮추기 위해 겸손한 마음에서 일부러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20억+α’설과 관련해서는 “내가 (노태우·盧泰愚정권 당시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20억원을 전달한 것이 비밀로 유지됐다면 김대통령이 나에게 부담을 느꼈을 것이나, 김대통령 스스로 밝힌 만큼 그 얘기는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아침 8시경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과 남궁석(南宮晳)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를 긴급 소집했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밤샘 협상으로 새벽 6시반에야 집에 들어간 정균환(鄭均桓)원내총무는 샤워도 못한 채 당사에 다시 나왔다. 김대표는 “여당다운 여당이 되지 않고서는 이 난국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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