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결산2000부동산]"신 부동산상품 등장"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8시 36분


‘불황기일수록 새로운 상품을….’

올해 부동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신상품 전성시대’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토지 등 전통적인 부동산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자 업체들이 새로운 개념의 상품 개발에 주력한 때문이다. 부동산과 금융 상품을 접목시킨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나 신세대 주부들을 겨냥한 신평면 아파트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 부동산 투자신탁 인기〓올 7월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부동산투자신탁펀드인 ‘빅맨 1호’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투자자들로부터 최저 500만원씩 130억원의 돈을 모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대우아파트 사업에 투자한 후 그 수익을 돌려주는 것으로 발매 20분만에 매진됐다. 조흥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펀드를 만들어 삼성물산이 짓는 서울 용산구 도원지구 삼성아파트와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쌍용아파트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두 펀드도 당일 모두 매진됐다.

이들 상품이 인기를 끈 가장 큰 이유는 고수익 때문. 국민은행 부동산투자신탁의 예상 연 수익률은 11∼12%. ‘하나은행 1호’는 연 12.3%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수익률을 낮게 잡은 ‘하나 2호’와 ‘조흥 1호’도 각각 연 9.2%, 8.7%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어 7.0∼8.0%에 불과한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압도했다.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었다. 국민 하나 조흥은행 모두 최저 투자금액을 500만원 이상으로 정했다. 부동산에 단독으로 투자하려면 수 억 원은 있어야 하지만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투자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다수의 투자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벌처펀드도 등장했다. 국민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KRC)는 올 10월 경기 용인 신갈리 아파트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KRC 벌처 펀드 1호’를 판매한 것.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상을 볼 때 내년에 부동산투자회사법(리츠·REITs)이 도입될 경우 부동산과 금융을 결합한 상품이 업계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파트 차별화 태풍〓98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 이후 거세진 아파트 평면 차별화 바람이 올해는 태풍으로 변했다. 업체들이 저마다 새로운 평면 개발에 주력하는 것 외에도 아예 상표권 등록을 함으로써 다른 업체들이 베끼지 못하도록 사전 조치를 취한 것.

여기에 지난해부터 삼성 등 후발 주택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아파트 브랜드 도입 바람은 거의 모든 업체가 예외없이 선택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단순히 ‘시공사+아파트’식의 작명은 거의 사라졌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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