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문경은 다쳐도 끄떡없다"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8시 36분


강혁(왼쪽) '이참에 주전자리를 굳혀볼까?'
강혁(왼쪽) '이참에 주전자리를 굳혀볼까?'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중하위권을 맴도는 팀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10위 동양(전희철), 9위 삼보(허재), 8위 골드뱅크(매덕스), 6위 SK(서장훈) 등 모두 간판스타의 부상으로 전력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삼성 썬더스도 이런 면에서는 다를 바 없다. 용병 센터 무스타파 호프가 시즌 초반 발목을 접질려 10게임을 쉬었다. 또 ‘람보 슈터’ 문경은이 24일 신세기전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한달 가량 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삼성은 팀의 기둥이 빠져도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고 25일에는 라이벌 현대를 누르고 LG와 공동선두에 복귀하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이 주전 부상에도 끄떡없을 수 있었던 것은 두꺼운 선수층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

삼성은 ‘팀이 2개’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풍부한 벤치 요원을 갖고 있다. 다른 팀에 가면 당장 ‘베스트5’로 뛸 선수도 많다. 특히 ‘가드 왕국’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강혁 김희선 박성배 등 가드진이 넘쳐나 다른 팀으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받는다. 한 광고 문구를 본떠 ‘삼성 김동광 감독은 골라 쓰는 재미가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

문경은이 쓰러졌을 때도 김감독은 “공격력이 떨어지겠지만 수비는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문경은이 빠진 현대와의 경기에서 삼성은 81점을 내줘 시즌 평균 실점 87.9점을 밑돌며 괜한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출전시간이 적었던 김희선은 굶주림을 한번에 해소하겠다는 듯 공격과 수비에서 ‘대타 투혼’을 펼쳤다. 3점슛 능력을 갖춘 강혁은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 한몫하고 있으며 박성배는 수비 전문 가드.

삼성은 포스트 라인에서 이창수 박상관 강병수 등 손색없는 기량을 지닌 후보를 보유, 용병들이 파울트러블에 걸렸거나 부진할 때 소방수로 나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아마시절인 87년 농구대잔치 우승 이후 13년만의 ‘천하통일’을 노리는 삼성의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맨파워’ 바로 그것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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