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1집 '파트 1-A Man's Life'의 표지는 팀 멤버들의 머리와 팔을 인도의 여신상같은 분위기로 합성해 엽기적이라 할만하다.
신해철은 이번 음반에서 전작들과는 길을 달리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우스꽝스럽고 재기발랄하다. 일단 젊어진 사운드가 돋보인다. 또 다르게 들어보면 70년대 록 사운드에 최신 테크노를 버무려 '장르의 해체'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복잡한 음의 조합보다는 생음악과 전자음을 요소마다 배치함으로써 웅장하고 꽉찬 음악을 선호했던 '넥스트' 시절을 잊으려한 것처럼 보인다.
♬ 노래듣기 |
- 백수의 아침 |
- 오버액션 맨 |
이번 음반은 그가 최근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이야기꾼 신해철로 돌아가고자'한 노력이 엿보인다.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친구, 기성세대 그리고 이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 등 남자들의 삶을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슬프게 그려내고 있다.
'극장 비트겐슈타인 파트 1'이 컨트리 음악 같은 기타 연주와 변조한 목소리 덕분에 재미있게 느껴진다면 정갈한 피아노 전주가 상쾌한 '백수의 아침'은 '비트겐슈타인' 멤버들의 화음이 마치 '슈퍼 트램프'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의 요즘 생활이 서정적인 기타 사운드와 어우러진 '프렌즈'나 70년대 하드 록과 최첨단 테크노를 결합한 '오버액션 맨'도 신해철만의 개성이 살아있다.
리듬감 넘치는 기타 연주가 매력적인 '시니컬 러브송'과 신해철의 묵직한 나레이션을 만날 수 있는 '수컷의 몰락 파트 1'의 경우 가사를 음미하며 들으면 더욱 좋을 노래.
이밖에 '소년아 기타를 잡아라' '압박' 등 총 12곡을 수록한 이번 음반은 한편의 웃기는 록 뮤지컬 같은 느낌이 드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