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투표자 110명 중 35명이 반대하고 8명이 기권했다. 유례 없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진 ‘나눠먹기’식 예산안 심사결과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지도부의 사전단속으로 충청권 의원 3명만이 반대했다.
이날 본회의는 처리절차부터 진통을 겪었다. 당초 여야 총무 합의에 따라 예결위안을 합의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의원 등이 반대토론에 이어 표결처리를 주장해 결국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예산안 통과에 반대한 의원들은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의원들이 많았다. 원희룡(元喜龍) 심재철(沈在哲)의원 등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한나라당 의원 16명과 한나라당 김원웅, 민주당 전용학(田溶鶴)의원 등 충청지역 의원 5명(한나라당 2명, 민주당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26일 오후 전용학 의원 등과 함께 반대성명을 발표한 민주당 송영진(宋榮珍) 문석호(文錫鎬)의원 2명은 대열에서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새해 예산안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 ||||
- | 총 계 | 민주당 | 한나라당 | 자민련 |
투표의원 | 238 | 112 | 110 | 16 |
찬 성 | 186 | 105 | 67 | 14 |
반 대 | 38 | 3 | 35 | 0 |
기 권 | 14 | 4 | 8 | 2 |
반대투표 의원 당별 지역별 분포 | |||||
- | 수도권 강원 | 충청 | 호남 제주 | 영남 | 비례대표 |
민주당(3명) | ― | 박병석 송석찬 전용학 | ― | ― | ― |
한나라당(35명) | 김덕룡 김문수 박명환 박종희 박혁규 서상섭 서청원 심재철 안영근 오세훈 원희룡 이규택 이부영 정병국 정인봉 최돈웅 | 김원웅 심규철 | 현경대 | 김광원 김성조 김용갑 김종하 나오연 유흥수 안경률 안택수 윤두환 이상배 이주영 최병국 | 김홍신 서정화 임진출 전재희 |
김광원(金光元) 이상배(李相培)의원 등 영남지역 한나라당 의원 12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지역사업 예산배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느낀 사람들이었다. 김광원 의원은 26일 당 의총에서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를 총선에서 가까스로 이겼는데, 지역사업 하나 챙겨주지 않으면 어떻게 버티느냐”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별로 보면 오세훈(吳世勳) 이주영(李柱榮)의원 등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7명 중 6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오의원은 “아직 사업 계속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새만금사업에 1000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문수(金文洙) 김홍신(金洪信) 김원웅 나오연(羅午淵)의원 등 한나라당의 예결위원 7명이 반발해 반대표를 던진 것도 눈에 띄는 대목. 김문수 의원은 “예결위원도 모르는 사업이 58건이나 예산안에 들어갔다”며 “8000억원 순삭감이라지만 뜯어보면 순증(純增)으로 예산 심사의 기본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김용갑(金容甲)의원은 남북협력기금 5000억원이 삭감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아 반대표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김덕룡(金德龍) 서청원(徐淸源) 이부영(李富榮) 서정화(徐廷和) 김종하(金鍾河)의원 등 당 중진들도 상당수 반대표를 던져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의 예사롭지 않은 갈등을 드러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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