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정도가 지금까지 한국경찰이 보여준 전형적인 농성진압작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27일 오전에 있었던 국민-주택은행의 농성진압작전은 그간 경찰이 보여줬던 '살벌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해서 화제다.
이번 진압작전을 지휘한 한진희 일산경찰서장. 그는 이례적으로 배장환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장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며 "곧 경찰이 진입해 농성자들의 해산을 유도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한다.
또 시위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살수차(물대포)를 사용하는 대신, 헬기2대가 20여분간 4,5차례 지상 20여m까지 하강하며 '바람'을 일으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농성자들의 해산을 유도했다.
농성자들을 밀어낼때도 경찰지도부가 나서 "여자들은 건드리지 마" "사람들 안 다치게 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농성자 7500명에 경찰 7000명. 무려 1만4500여명이 충돌했지만 별다른 부상자가 없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농성을 하는 것은 무언가 불만이 있기 때문이고, 그 불만을 표출할 방법이 집단행동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힘으로 누른다고 사태가 해결될까. 이번의 '평화적인(?) 강제진압' 경험이 경찰에게 평생 보약이 되길 바란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