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12월 영국 의회에서 인간 배아의 연구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도 연구 목적의 배아 복제를 허용하는 추세이다. 심지어 독일 녹색당도 연정에 참여하면서 인간 배아 연구에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배아 연구가 인간 복제나 생명체 조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생명윤리안전법’ 제정을 놓고 시민단체와 생명공학자들 사이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6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시안은 인간 복제를 금하고 배아 사용에도 엄격한 제한을 둬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생명공학 기술의 안전성은 지구 생태계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GMO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이다.
유전자의 유출로 인한 슈퍼 잡초의 탄생이나 GMO를 장기간 먹을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체결된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에 따라 내년 3월부터는 ‘유전자조작농산물 표시제’를 실시한다. 현재 농림부는 관계자들을 외국에 보내 시행에 대비하고 있지만 밀려들어오는 농산물을 일일이 검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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