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현대自 장신 앞세워 브로킹만 17점

배구에서 모든 팀이 장신 선수가 많은 팀과 상대하기를 꺼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물론 첫번째는 상대의 높은 블로킹을 피해 공격해야 한다는 것. 이에 못지 않은 두번째 부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다. 공격수들이 상대 블로킹을 의식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등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1 슈퍼리그 배구 상무와의 경기에서 장신 위주로 스타팅 선수를 선정한 것도 바로 이 점을 노리고 띄운 승부수.

현대자동차는 이날 1m83인 강병화 대신 1m95의 장신인 세터 진창욱을 투입하는 등 장신 선수를 대거 투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상무를 블로킹으로 몰아붙이며 3대1로 승리했다. 이날 현대자동차의 스타팅 선수 중 가장 작은 선수는 1m90의 홍석민.

현대자동차는 또 개막전에서 센터로 기용했던 후인정을 본래 자리인 라이트로 되돌리며 레프트 이인구 송인석과 좌우 공격의 균형을 이루도록 함으로써 공격의 활기를 되찾았다.

현대자동차는 첫세트에서 11대14까지 뒤졌으나 진창욱 방신봉의 연속 블로킹과 송인석 이인구 후인정의 좌우 강타로 단숨에 5점을 보태며 16대14로 전세를 뒤집었다.

현대자동차는 이후 김기중의 왼쪽 강타를 앞세운 상무의 반격에 밀리며 막판 22대22의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방신봉의 중앙 속공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진창욱이 김기중의 왼쪽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25대22로 첫세트를 마감했다.

2세트를 25대19로 추가한 현대자동차는 3세트에서 김기중의 왼쪽 공격이 불을 뿜은 상무에 19대25로 세트를 내줬으나 4세트를 25대14로 끊으며 2연승을 달렸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블로킹으로만 17득점을 올려 블로킹 6득점에 그친 상무를 압도했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블로킹을 의식한 상무는 공격 범실을 17개나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남자 일반부

현대자동차(2승1패) 3―1 상 무(2승1패)

◇30일 전적

▽남자 일반부

LG화재 3―0 한국전력

(1승1패) (3패)

▽남자 대학부

인하대 3―2 경기대

(2승) (3패)

▽여자부

담배인삼공사 3―2 LG정유

(2승) (1승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