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약 4.8% 성장한 세계경제는 2001년엔 3.5∼3.9%대로 성장률이 약간 낮아질 전망이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세계증시 동반폭락, 동남아 환율불안 등의 악재등을 우려하기도 한다. 만일 이런 상황이 겹칠 경우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작년 3/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둔화 조짐은 금년 1/4분기까지 계속되다가 2/4분기이후 조금씩 안정세에 접어들 전망. 상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리면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성장세도 3%대에서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에는 부시 행정부가 공약사항인 대규모 감세정책과 경기부양형 재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 적자폭이 국내총생산(GDP)의 4%가 넘을 것으로 예상돼 미국으로서는 걱정거리다.또 미국경제의 잠재 악재는 유가불안, 나스닥 주가폭락에 따른 소비위축과 첨단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 붕괴,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성장률이 2%이하로 떨어지는 경착륙이 나타날 수 있다.
환율부분을 살펴보면 현재의 달러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약세기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예기치 않은 자본유출로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달러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경기의 둔화로 국제자금이 분산투자되면 한국으로서는 좋은 측면도 있다. 한국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조기에 마무리지을 경우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데 호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일본정부는 새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2.7% 줄인 82조6000억엔 규모로 편성했다. 6년만의 긴축예산. 공공수요에 의존한 성장 패턴에서 민간 설비투자와 수출확대에 힘입은 패턴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의지다. 일본의 경기회복세는 뚜렷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한 요소들이 잠복해 있다. 잃어버린 10년 을 떨쳐버리고 다시 도약할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
일본 경제기획청은 1997년 3월을 정점으로 시작된 경기후퇴 국면의 바닥을 99년4월인 것으로 판정한 바 있다. 그러나 체감경기는 여전히 정체돼있고 소비수요의 회복세도 더딘 상태.
금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2%안팎이 될 전망이다. 일본경기는 내림세가 멈춘 개인소비가 늘어날 것인지 여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성화된 기업부도, 고용 및 개인 소득의 더딘 회복세, 증시불안, 유가불안 등의 탓으로 일본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여는 데 망설이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일본기업의 설비투자가 IT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점. 금년부터 우리보다 한발 앞서 시작될 IMT-2000사업이 IT투자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처럼 산업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흑자는 2001년에도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EU▼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는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EU는 지난해에 11년만의 최고 성장세인 3.4%의 성장률을 나타낸 데 이어 금년에도 3.1%의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독일은 금년에는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내수부분의 회복여부가 변수. 영국경제는 성장률이 작년 3.1%에서 2.7%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통신과 같은 신경제부분은 성장이 빠른데 섬유 철강 운송장비같은 구경제의 회복세가 너무 미약한 상태.
프랑스 경제는 작년에 3.5% 성장, 영국과 독일보다 성장률 점수가 높았다. 금년에는 3년간의 투자붐이 사그러지고 수출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경제성장률은 3.0%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인 실업은 금년에도 10%를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및 동유럽경제는 유가강세에 힘입은 러시아 경제의 고성장과 외국인 직접투자의 급증, EU경제의 호조등에 힘입어 4%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
중국경제는 작년에 8.2% 성장했다.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금년에도 같은 정도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체제개혁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쉽게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던 민간 소비는 작년이후 건실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이런 기조는 금년에도 이어질 전망.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 국유기업민영화, 소유권구조개혁, 부실기업에 대한 감원 및 구조조정 등 내부개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경제는 작년에 9.2%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금년에는 4.5%의 성장에 그칠 전망. 대만경제는 세계적인 IT수요의 증가세 둔화, 정치불안, 증시불안 등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금년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남미 경제는 아르헨티나 페루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유가상승 덕분에 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 전통적인 중남미 산유국과 주변국이 허리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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