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상한가]권종진교수의 14년 '망부곡'

  • 입력 2001년 1월 3일 16시 43분


동아닷컴에서는 새해 첫날 '식물인간' 아내와의 사랑을 끝까지 지켜낸 고려대 안암병원 권종진교수(52)의 가슴뭉클한 사연을 소개했었다.

이 사연이 소개된후 권교수의 아내사랑에 감동을 받은 많은 네티즌들이 계속 격려의 글을 보내오고 있다.

"잔병에 효자없다는 말도 있는데…그 오랜 세월을 사랑의 힘으로 지켜낸 교수님께 보다 큰 축복과 은혜가 강복하시길 바랍니다."

"글을 끝까지 읽어가면서 몇번이나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렇게 헌신적인 사랑은 체험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사람은 함께 웃을때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늘 웃음을 잊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권교수의 부인이 원인을 알수 없는 병으로 쓰러진 것은 1987년. 그후 14년동안 권교수는 중환자실에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는 아내 한전(46)씨와 눈과 입모양으로만 대화해 왔다.

그의 아내는 지난12월19일 세상을 떠났다. 권교수는 아내의 주검앞에서 지나온 추억을 떠올리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아내가 중환자실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지만 우리는 보통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싸움도 했고 자녀 문제 때문에 다투기도 했습니다."

권교수는 세상을 떠난 아내와 한 두가지 약속중 하나는 지키고 하나는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내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한 약속'은 지켰지만 '장기기증과 화장을 원했던 아내의 부탁'은 들어주지 못한 것.

"아내는 병원측에 장기기증을 약속하고 저에게 꼭 그렇게 되도록 도와달라고 애원했는데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요. 아내는 자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내의 자취가 너무 멀어지는 것 같아 그것 또한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흰머리 희끗희끗한 50대 중년남자의 아름다운 사랑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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