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NYT'북극이 녹고있다'등 과학기사 오보 많아

  • 입력 2001년 1월 3일 18시 30분


과학기사는 얼마나 정확할까. 과학기사 역시 오보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통계평가서비스’(STATS)는 2000년의 대표적인 오보 10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기준은 기사에 인용된 각종 연구자료와 통계였다. 그런데 그 중 과학기사가 4건이나 포함된 것.

지난해 8월 19일자 ‘뉴욕타임스’ 1면에는 ‘북극이 녹고 있다’는 기사가 컬러 사진과 함께 실렸다. 이 기사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 쇄빙선을 타고 북극을 여행하던 한 관광객이 북극 한가운데 얼음이 녹아 뚫려있는 것을 발견해 나오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지구온난화의 명백한 증거”라면서 “5,000만 년 만에 북극 얼음이 녹고 있음을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극은 대부분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그 관광객이 지나간 때인 여름엔 북극의 10%가 원래 얼음이 없다. 뉴욕타임스는 열흘 뒤 오보를 정정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선입견이 만든 오보도 있었다. 지난해 4월 27일 로이터통신은 “원자력 발전소가 유아사망률을 높였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국립암염구소가 원자력발전소 근처 지역에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90만 명을 조사한 결과 영아사망률은 원전 도입 이전이 훨씬 높았다.

과학전문잡지인 ‘네이처’는 미국 대선에서 논란이 된 팜비치카운티의 투표용지로 모의투표를 했더니 53명 중 3명이 실수를 했다는 캐나다 심리학자들의 논문을 발표했다. 신문들은 즉시 이 논문을 “미국대선의 전반적 혼란”과 “개표 결과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에 연결시켰다. 그러나 네이처 논문에서 제시한 모의투표는 캐나다 어느 쇼핑몰에 온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표본집단이 되지 못했다.

한편 AP통신은 “12초마다 여성들이 폭행 당하고 있으며, 1년으로 따지면 90만 명에 이른다”는 클린턴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12초마다 한 명이라면 1년에 폭행을 당하는 여성이 250만 명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명백한 오보였다. 자세한 오보 내용은 이 단체 웹사이트(www.stats.org)에서 볼 수 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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