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와 SK 나이츠는 ‘동병상련’의 처지. 삼성은 ‘람보 슈터’ 문경은(30)이 무릎을 다쳤고 SK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27)이 손가락 골절로 각각 뛸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은 4연승을 달리며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SK 역시 5연승의 콧노래를 부르며 SBS와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그렇다고 문경은과 서장훈이 뛸 때 소속팀의 전력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었다. 두 명 모두 팀 내의 간판스타인 것은 분명한 사실.
삼성과 SK가 주전 부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승승장구한 데는 우선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 순위 다툼이 뜨거운 상황에서 선수들의 결속력과 정신력을 다지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얘기다.
삼성은 수비가 약한 문경은이 빠지면서 오히려 실점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시즌 평균 실점 88.6점에서 문경은이 벤치를 지킨 3경기에서는 86.3점으로 떨어진 것. 특히 삼성은 현대와 삼보전에서는 평균 79.5점을 내주는 데 그쳐 강력한 수비를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강혁 김희선 이창수 등 기량을 갖춘 삼성의 풍부한 식스맨들도 문경은의 공백을 너끈히 메웠다.
▶ SK 조상현
SK는 서장훈이 빠져 골 밑은 약해졌지만 빠른 공수전환과 기동력은 나아졌다는 평가. 서장훈은 백코트가 늦은 단점이 있어 경기의 맥을 끊을 때가 있었던 게 사실. 스피드가 장점인 임재현과 조상현이 게임을 이끌면서 SK는 확률 높은 속공으로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렸다.서장훈과 문경은은 아마 자기들 없이도 잘 나가는 팀을 보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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