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표를 맞은 김 전대통령은 “어느 사람이 김대중(金大中)씨에게 얘기했지만 하산(下山)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가시 돋친 충고’로 신년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김대표는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으나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이 YS의 얘기를 들어 발표한 내용은 달랐다. 다음은 박의원이 전한 대화 요지.
▽YS〓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한결같이 김대중씨가 임기를 못 채울 거라고 한다. 내가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의원을 빌려주는 것은 처음 봤다.
▽김대표〓우리는 잘 모르는 일이었다.
▽YS〓그런 거짓말을 믿을 국민이 누가 있나. 일반인은 단돈 10원까지 싹싹 긁어 징수해 가는데, 전두환과 노태우 두 사람의 (추징금) 수천억원은 왜 징수 안하나.
▽김대표〓징수하고 있다.
▽YS〓몇 천년 걸려서 징수할 거냐.
▽김대표〓제일 중요한 게 동서화합이다. 두 분(DJ와 YS)이 화해해서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
▽YS〓나는 동서화합이라는 표현은 모른다. 영호남 지역감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지역감정 악화는 현 정권이 편중인사를 한 때문이다. 나까지 청문회 나오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 와서 화합하자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민주당 인사에서 어려운 시절 민주화 투쟁을 벌였던 사람들은 어디다 갖다 버렸느냐. 국민이 가치관이 혼동돼 뭐가 뭔지 모른다. 나한테 뭘 협력해달라고 하지 마라.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고 생각한다.
한편 전 전대통령은 김대표에게 “정부와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문철·선대인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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