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 엎어져도 코스닥 '꿋꿋'

  • 입력 2001년 1월 3일 19시 03분


미국 나스닥지수가 2일 7% 이상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코스닥시장은 이틀째 꿋꿋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작년에는 ‘코스닥을 알려면 전날 밤 나스닥을 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동조화현상이 심했던 것에 비춰볼 때 놀라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양국 증시 동조화는 무너진 것일까?

증시에서는 ‘아직까지 동조화 현상은 남아 있으며 최근 일어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해석이 더 많다. 다만 미국은 아직 경기연착륙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은 이미 작년에 모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다〓연말 나스닥지수는 작년 3월 최고점에 비해 51.1% 하락했지만 코스닥지수는 81.5%나 빠졌다.

어차피 올해 미국과 한국 모두 급격한 경기하락과 기업수익성 악화를 예상했지만 우리 시장이 더 민감하게, 더 먼저 반응했다. 따라서 미국은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꺾여 나스닥이 폭락했지만 국내시장은 이미 작년에 예상 가능한 악재가 모두 반영됐던 것.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이 작년에 대폭락한 것은 각종 경제 여건이 불안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며 “투자심리는 한번 바뀌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는 기업수익감소라는 외부변수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투자심리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경제구조가 미국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올해도 동조화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낙폭과대 종목 중심으로 반등〓2일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주도한 종목은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기존 대장주였다. 코스닥시장이 기업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투자심리에 따라 전체적으로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들이 잘 알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 위주로 강하게 반등한 것. 이런 종목은 역시 인터넷 정보통신주다.

현대증권 박문광 팀장은 “하락폭이 큰데다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소식이 기업의 부도리스크를 줄여주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며 “자금시장이 안정된다면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몰려드는 유동성장세를 예상해 매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등은 제한적〓전문가들은 일단 코스닥지수 50선을 바닥으로 확인한 뒤 올라가고 있지만 상승기조가 굳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경기둔화로 정보통신(IT)관련 투자가 줄어들면서 관련기업 실적이 악화될 것이며 여전히 시장의 불투명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많은 코스닥기업들의 시가총액(주식수×주가)이 보유한 현금에도 못미치는 역버블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기업가치측면에서 살 만한 시기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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