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축구올스타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 입력 2001년 1월 4일 14시 34분


FIFA가 인정을 하지 않고 일개 방송국(일본 TBS) 개국 기념 행사로 마련한 대회라서 그런지 부풀려진 만큼 실속은 없었던 대회가 됐다.

경기 내용도 실망을 금치 못했다. 자칭 올스타 대회라면 펜들은 어차피 조직력이 없는 대회이기 때문에 스타들의 개인기로 이어지는 화려한 골 퍼레이드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기에서 나온 골은 단 두골.

출전 선수들도 실망이었다. 시작전부터 지단과 피구 등 세계 톱 클래스의 선수들을 초빙한다고 떠들썩하게 부풀려 놓고 결국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선수는 오르테가(아르헨티나), 호마리우(브라질), 이미 은퇴선언을 한 마테우스(독일) 정도였다.

신예 스타인 호나우딩요가 온다고 떠들어댔으나 결국 일본 공항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호마리우도 부상으로 정작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 호마리우의 출전 수당이 10만불 정도인데 대회 주최측은 돈을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일 것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일반인들에겐 이름도 생소한 선수들이 었지만 스타값을 하는지 열심히 뛰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른 마테우스와 오른쪽 MF을 맡았던 나이지리아의 바방기다만이 열심히 뛰는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마테우스의 경기를 보는 것은 펜들의 즐거움이었지만 마테우스의 의외의 활약으로 경기의 재미가 또 반감됐다.

나이 40에도 경기의 흐름을 아는 그는 상대의 공격루트를 툭툭 끊어 놓는 것이 나중에는 짜증이 날 정도였다. 칭찬을 해야 하는지 욕을 해야하는지…

세계 올스타 중에 TV화면에 계속 잡히는 선수는 바방기다 뿐이었다.

바방기다의 재미있는 외모와 함께 오른쪽 사이드에서 오버랩핑하며 돌진하는 모습은 경기를 보는 펜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바방기다는 네덜란드 아약스 구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로. 스피드9이라는 별명의 빠른 발을 소유한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드이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열심히 뛴 바방기다는 자신의 특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바방기다의 빠른 발은 수비수를 뒤로 툭툭 떨어뜨리며 공격진 선봉에 섰다. 바방기다의 속도를 맞춰주는 포워드만 있었더라면 경기는 훨씬 재밌었을 것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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