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가 왜이래?"…3R들어 1승4패

  • 입력 2001년 1월 4일 18시 50분


'추락하는 송골매는 날개가 있을까?'
'추락하는 송골매는 날개가 있을까?'
무서운 기세로 고공 비행하던 LG 세이커스가 추락하고 있다.

시즌 초반 단독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킨 LG는 3라운드 들어서는 1승4패로 곤두박질치면서 1위 삼성에 2게임차로 뒤졌다.

힘차게 퍼덕이던 날개에 어떤 이상이 생긴 걸까.

LG의 부진은 우선 트레이드마크인 3점포의 화력이 한겨울 수도꼭지처럼 싸늘하게 얼어붙었기 때문. LG는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3점슛 200개를 돌파해 4일 현재 269개를 성공시켰다. 경기마다 11.7개를 꽂은 셈. 시즌 평균 3점슛 성공률은 41%로 역시 단연 1위. 조성원, 조우현, 이정래, 에릭 이버츠 등이 돌아가며 ‘한방’을 터뜨리며 화끈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3라운드 들어 3점슛 성공률은 34.6%로 뚝 떨어졌다. 특히 공격의 핵 조성원은 최근 3경기에서 17.4%의 저조한 성공률로 평균 1.3개에 그쳤다. 새해 첫 경기인 3일 부산 기아전에서도 조성원은 3점슛 7개를 던져 단 1개만 득점으로 연결하며 11점에 머물렀고 4쿼터 막판에는 결정적인 에러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조성원은 “체력저하나 부상 등 다른 이유는 없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신력이 느슨해진 탓”이라고 부진의 원인을 진단했다. 또 LG가 주춤거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시즌 초반에는 누구 하나 막히더라도 다른 슈터들이 뚫어줬는데 요즘은 모두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원을 비롯한 외곽슈터가 침묵을 지키면서 평균 106.2점에 이른 LG의 득점력은 3라운드에서 97.4점으로 100점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LG의 전술이 이미 노출된 데다 골밑이 약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초반 삐걱대던 SK 현대 등 전통의 명가가 정상 전력을 되찾으면서 LG가 누린 반사이익도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버츠와 알렉스 모블리가 버틴 LG의 포스트는 신장이 열세인데다 1대1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

LG 김태환 감독은 “체력 저하 등 특별한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며 팀 분위기만 추스르면 곧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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