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기자회견장. 프로야구선수협의회 가입 신청서를 작성한 이승엽(25·삼성)은 그제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는 표정이었다. ‘골리앗’ 삼성구단에 맞서 개인 행동을 한 이승엽이 그동안 마음고생과 각오를 털어놓은 이 자리에는 선수협의 송진우 회장(한화)과 LG 양준혁, 두산 심정수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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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고생 털어버린 '라이언 킹' |
―선수협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어른들이 많은 충고를 해주셨다. 6명의 선배들이 방출 이후 곧 돌아올 줄 알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선수협에 동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심정은 어떤가.
“부모님께 죄를 지었다. 선수협에 가입하려면 팀 선배들과 함께 가라고 하셨지만 상의도 드리지 못한 채 혼자서 서울로 왔다. 그러나 마음은 너무나 홀가분하다.”
―구단의 징계는 생각하지 않았나.
“후회는 없다. 지난해 초 선수협을 탈퇴한 것도 나의 판단이고 올해 다시 선수협에 가입하는 것 역시 나의 판단이다. 팬들의 비난은 감수하기 어렵지만 구단의 징계는 두렵지 않다.”
―선수협에 가입만 하고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란 소문도 있는데….
“6명이 돌아올 때까지는 나 역시 팀훈련에 불참할 것이다. 그것만으로 만족해달라. 나에게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았으면 한다.”
―미가입 선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기 때문에 그 선수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선수협 사태에 대한 전망은….
“양측이 너무 강경해서 걱정이다. 모든 일에 일방통행은 곤란하다.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선수에게 겨울훈련은 너무나 중요한데 걱정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