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시장과 나스닥선물의 약세에도 불구,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예상을 뒤엎고 상승세를 지속하며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기 침체와 자금시장의 불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 가운데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이어서 주가지수의 변동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정부가 작년말부터 지속적으로 내놓은 자금시장 안정대책과 금융기관 합병책이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하며 이른바 '1월효과'를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관심의 주 촛점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매패턴이다. 현물시장에서의 1조원을 넘는 순매수는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신규매수를 대거 걸어놓으며 매수강도를 높이는 때문이다.
◆외국인 왜 사나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들어 한국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새해들어 불과 4일(거래일 기준)만에 1조원이 넘는 강력한 매수세를 보이며 증시에 불꽃을 댕기고 있다.
소화불량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게걸스럽다할 정도로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5일 개인 투자자들이 쏟아낸 4168억원 어치의 주식을 전부 받아내는 공격적인 매매패턴을 장중 지속했다.
증권가는 외국인들의 매수 배경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이같은 매수강도가 지속될 경우 '바이 코리아(buy Korea)' 장세도 가능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외국인들이 현대전자와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하는 이유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같다.
64메가D램의 경우 작년말 2달러(현물 기준)로 떨어졌으며, 128메가D램 가격도 6달러대로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반도체 가격의 추락이 외국인들에게는 반도체산업 경기가 바닥권에 들어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반도체 가격의 추락에도 불구, 올들어서만 삼성전자를 220만여주, 현대전자는 5일 307만여주등 총 700만주 이상을 매집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수위를 높이며 집중 공략하는 종목을 살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외국인들이 올들어 주로 사들이는 종목은 반도체주외에 국민 주택 신한 등 우량 은행주와 SK텔레콤, 삼성화재, 대신증권, 한국전력, 현대차, 포항제철,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등 업종 대표주들로 망라돼 있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중·단기 랠리를 의식한 선취매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은행합병 등 구조조정 가속화와 자금시장 안정대책 등 1월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매패턴을 매수강화쪽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어렵다, 힘들다할 때 미리 주식을 사놓는 투자전략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리(FRB)의 기습적이고도 공격적인 금리인하(0.5%포인트)가 외국인의 매수에 기름을 쏟아부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템플턴주식운용의 강창희 고문은 "나스닥시장이 커다란 조정을 받지만 않는다면 한국시장은 정부정책과 유동성 등을 배경으로 한번쯤 강한 반등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의 강한 반등과 외국인들의 매수공세에도 불구, 추세전환은 아직 성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한국경제 자체가 침체돼 있는데다, 금리가 인하됐지만 아직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가시화된 것도 아니다.
또한 1/4분기 기업실적이 작년의 3∼4/4분기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주은투신운용의 신세철 상무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세적인지 또는 추세전환을 염두에 둔 것인지 여부는 이달말과 2월초 국제적 대형펀드들이 국가별 투자비중을 조정한 뒤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
증시 전문가들은 이른바 대장주와 트로이카주의 대표종목을 살 것을 권하고 있다.
이같은 주문은 다음과 같은 배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장주와 함께 등 업종 대표주를 집중 사들이고 있다.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건설-은행-증권 등 트로이카주와 도소매(무역·삼성물산 현대상사 LG상사 등) 등 대중주에 매기가 쏠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들과 기관 및 개인들의 매수가 공동으로 쏠려있는 대중주의 대표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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