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사태 이후 명동성당이 성당 내 집회금지 방침을 밝힌 뒤 노상에서 단식해 왔다.
“밤에 침낭에 들어가 비닐을 덮고 누우면 입김이 얼어 얼굴에 계속 얼음이 떨어져요. 사람들이 ‘여기 진짜 사람 들었나? 한번 밟아볼까?’라며 지나가더군요.”
농성과정에서 저혈압에 동상까지 걸린 박래군(朴來群)인권운동사랑방 사무국장도 이날 병원으로 실려갔다.
영하12도까지 내려가는 추위가 계속되면서 낙오자도 속출했다. 최초 참가한 16명 중 이날까지 버틴 사람은 서준식(徐俊植)인권운동사랑방 대표 등 4명. 추위와 배고픔에 쓰러진 사람들의 자리는 새로운 합류자들이 메우고 있다.
1일부터는 잠을 자기 위한 천막을 하나 쳤다. 서설이 온 이날 밤 비닐만 덮고 자다가는 ‘진짜 사고’가 날 것 같아 천막을 쳤고 성당측도 못본 체 해버린 것.이들이 관철을 요구하는 3대 개혁법안은 논의만 무성한 실정이다.
이들의 농성은 국회를 향한 것이지만 국회는 미동도 없다.서준식대표는 “처음 30∼40명이 참가한 밤 8시 집회가 요즘에는 200명이 참석할 정도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