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그린스펀 약발' 겨우 이틀짜리?

  • 입력 2001년 1월 7일 17시 56분


미국 주가가 연이틀 급락하면서 3일(현지 시간) 단행된 연방지준금리 인하의 약발이 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50.40포인트(2.29%) 떨어진 10,662.01을 기록해 금리를 인하하기 전날인 2일의 10,646.15에 근접했다. 대기업들로 이뤄진 지수인 S&P500지수도 1,298.35로 2일의 1,283.27에 바짝 다가섰다.

나스닥지수는 159.18포인트(6.2%)나 빠진 2,407.65로 5일 거래를 마감했다. 2일의 2,291.86에 비해 100포인트남짓 높은 수준. 하지만 4,·5일의 주가폭락이 주로 첨단기술주들의 실적부진 예고에서 비롯된 만큼 나스닥지수도 사실상 금리인하에 따른 상승분을 거의 다 까먹은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4일에는 전력 유통 담배주들이, 5일엔 은행 항공주 등이 각각 실적부진을 예고했다.

요컨대 미국 주가를 결정짓는 ‘기업실적 부진’(악재)과 ‘금리인하’(호재)의 균형이 적어도 주가상으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들 호재와 악재 간의 용호상박의 주도권이 어디까지나 기업실적 부진 쪽에 넘어가 있다는 점이 향후 미 증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미 증권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선제적인 금리인하의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올 1·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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