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기나긴 겨울방학이 끝나면 모습이 달라진다. 키가 부쩍 자라고 튼튼한 모습으로 등교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과외에 시달려 시들해진 아이도 있다. ‘방콕생활’(방에 콕 박혀 있는 것)로 뚱뚱해진 아이도, 스키장에서 다쳐 목발을 짚고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도 있다.
부모들은 대체로 자녀 건강엔 신경쓰지만 아이도 운동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곤 한다. 어릴 적 제대로 운동하면 평생 건강의 주춧돌이 되고 나중에 병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들 운동은 어른의 운동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추운 날 밖에서 뛰어놀면 감기에 걸린다며 ‘방콕’을 권유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들과 운동〓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학습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무슨 운동이라도 쉽게 배운다. 또 웬만해선 지치지 않는다. 최대심박수는 ‘220―나이’로 얻는데 이 공식에 따르면 어릴수록 최대심박수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운동하면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돼 키가 잘 큰다. 단, 키를 키우는 특별한 운동은 없다. 또 뼈가 튼튼해지고 뼛속에서 백혈구가 잘 만들어져 면역기능이 강화된다. 근육과 인대가 튼튼해져 체형이 바로 잡힌다. 심장기능 근력 유연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두뇌 발달에도 좋다. 어른가 달리 지방세포의 크기도 크고 수도 많은 비만아는 운동으로 지방세포 수를 억제할 수 있어 성인 비만을 예방할 수도 있다. 비만아는 보통 운동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음식습관을 바꾸도록 목표를 정한다. 성장기 아이는 체중이 늘지만 않으면 키가 커져 자연스레 비만도가 낮아지므로 방학 중 무리한 목표를 정해 살을 빼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떤 운동을 시킬까?〓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운동을 시켜야지 강제로 특정 운동을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사회체육센터나 스포츠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운동교실에 등록시키면 전문강사가 여러 가지 운동을 가르치기 때문에 좋다.
대체로 몸동작이 크고 배와 허벅지 근육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수영 농구 스키 등의 운동이 좋다. 아이가 너무 춥다며 바깥에 나가기를 꺼리면 팔굽혀펴기 실내자전거 러닝머신 맨손체조 등을 권한다. 단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운동이나 마라톤 등은 성장과 근육의 고른 발달에 장애가 되므로 피한다.
▽사고와 몸살 조심〓어린이는 뼈대 끝에 있는 물렁뼈가 굳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유연하고 웬만하면 다치지 않는다. 상처 회복력도 빠르다.
그러나 아이들은 넓은 곳에서 노는 운동을 좋아하는데다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이 부족해 무리하게 운동하다간 사고가 나기 십상이다. 과도한 운동으로 피로해지면 집중력이 떨어져 다치기 쉬운 것. 따라서 40∼50분 운동하고 10∼15분 쉬도록 하며 아이들에게서 피로한 낌새가 나타나면 당장 운동을 멈추게 한다.
아이들은 피로하면 주의가 산만해지고 하품하거나 짜증을 낸다. 입술이 파래지고 얼굴이 하얘지거나 식은 땀을 흘리는 것, 몸을 부르르 떠는 것도 피로증세.
특히 너무 많이 운동한 뒤 몸살이 나기도 하는데 운동을 많이 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잠만 잘 땐 억지로 깨우기보다 잠을 푹 자 피로를 풀게하는 것이 낫다.
스키 스케이트 눈썰매장 등에선 사고가 잦으므로 운동 전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무릎보호대와 장갑 헬멧을 착용하도록 한다. 사고가 나면 그림과 같이 응급조치한다.
운동을 하다 가슴부위가 답답하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면 즉시 병원을 찾는다. 모르는 질환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원하교수,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교수)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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