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벤처 "바이오 대박을 잡아라"

  • 입력 2001년 1월 8일 11시 09분


‘바이오산업에 승부를 걸어라.’

새해 들어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기술은 투자 기간이 길고 투자 규모도 거액이어서 리스크가 크지만 일단 개발되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 특징이다.

▽1조원대 시장의 신약 나올까〓국내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80년대부터 ‘10년 주기설’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80년대 초반 생명공학 붐에 의해 고급 인재들이 충분히 양성됐고 그 결과가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경쟁으로 나타났다는 것.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엔 10년전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결실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그 가시적인 성과는 지난해 LG화학의 퀴놀른계 항생제 ‘팩티브’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과 유한양행이 개발한 위궤양 치료제 ‘YH1885’의 수출 등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팩티브의 경우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허가 유보 통보를 받았지만 허가 신청 대행사인 영국의 스미스클라인비첨사가 자료를 보완해 허가를 받기만 하면 LG화학은 20년간 로열티 및 원료 독점 공급으로 1조5000억원의 수익을 내다볼 수 있다.

89년부터 93년까지 신약 개발에 착수해 지금까지 임상 시험중인 프로젝트는 모두 25개. 이중 팩티브처럼 상용화 단계에 들어설 수 있는 신약 물질은 60%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이같은 프로젝트는 바이오 기술의 진전과 전후방 산업의 성장에 따라 상품화 이전의 ‘중간 숙성’ 단계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외국 시장에 내다 팔 가능성도 있다.

▽대기업과 바이오벤처의 경쟁〓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은 지난해 120여개가 설립돼 총 35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투자 열기로 자본금 100억원 이상의 몸집을 불린 벤처기업들은 중소 기업들을 거느리며 대기업도 도전하지 않은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고 있다.

올해에는 투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정리되는 등 다소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들은 바이오벤처기업의 거센 도전에 맞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특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생명과학 전문의 LG CI를 분리한 뒤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큐베이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SK케미칼도 신약개발팀을 인투젠으로 옮긴 뒤 올 상반기 중 인투젠을 계열사가 아닌 완전한 벤처기업으로 특화한다는 것.

정태흠 현대기술투자 생명공학팀장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쟁이 불붙으면 하반기쯤 DNA칩개발 발효 첨가제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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