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과 이베이는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베이가 권성문 KTB네트워크사장, 미래와사람, KTB네트워크 등 옥션의 3대 주주로부터 지분 50%+10주를 인수키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2만4000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베이는 인수대금 1505억9508만원을 현금으로 내기로 했다. 이같은 해외지분매각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대규모.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110억원 규모의 지분을 해외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옥션의 경영권은 이베이가 갖게 됐으나 경영진과 서비스 내용, 브랜드 등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베이의 매트 배닉 국제담당 수석부사장은 “현재 옥션 경영진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옥션의 비전도 우리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은 ‘국내 인터넷 기업의 대규모 외자 유치’라는 점과 ‘업계 1위 토종 기업의 내국인 경영권 상실’이라는 점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창업투자사의 한 임원은 “기업과 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1위를 달리던 옥션의 해외 매각은 최근 벤처기업의 지배구조 및 자금난과 관련해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회원 280만명인 옥션은 최근 월 거래규모 3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옥션측은 “선진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던 옥션과 아시아 시장 진입을 노리던 이베이의 경영 마인드가 맞아떨어져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이 메디슨의 한글과컴퓨터 지분 매각과 마찬가지로 최대 주주에게만 이익을 남겼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매각되는 옥션 지분은 미래와사람 24.76%, 권성문 KTB네트워크사장 21.22%, KTB네트워크 5.22%를 합친 51.20%의 대부분.
이에 앞서 권사장은 개인 자격으로 옥션에 출자한 뒤 국내 최대 창업투자사 역할을 하던 KTB네트워크의 자금을 옥션에 끌어들여 개인의 이익과 경영권 지배를 위해 회사의 자금을 동원했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아왔다.
<천광암·정위용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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