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생명비추미배 2001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금호생명을 76―63으로 이겨 박명수 감독의 데뷔전을 자축했다.
한빛은행은 ‘높이’에 있어 국내 6개 프로팀 중 최고. 이종애(1m87)와 조혜진(1m78)이 건재한데다 2년차 홍현희(1m91)와 강영숙(1m87)이 가세해 ‘장대농구’를 구사하는 팀.
2쿼터까지는 오히려 패기를 앞세운 신생팀 금호생명이 39―38로 1점 앞섰다.
그러나 지역방어가 허용되는 3쿼터에서 준비된 팀과 준비할 시간이 없었던 팀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렸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여름리그 멤버가 건재한데다 신임 박감독도 12년동안 한빛은행에서만 코치생활을 하다 감독으로 승격돼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성이 안정적.
반면 금호생명은 지난해 5월 창단한 신생팀인데다가 지난 시즌에 이어 뛰는 주전 선수는 손영미 한 명뿐이다.
3쿼터 들어 한빛은행은 장신군단이 골밑에 사다리꼴로 포진하고 금호생명이 공격해 올 때마다 볼을 가진 선수를 3명이 에워싸는 철벽 수비를 펼쳤다.
한빛은행은 3쿼터 5분30초부터 1분30초동안 조혜진(19득점) 이종애(6득점) 박순양(12득점)이 내리 소나기골을 퍼부으며 9점을 몰아쳐 55―46으로 앞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금호생명의 패기도 대단했다.
일본 실업에서 뛰던 이진이 포인트가드를 맡고 중국 용병 량신과 자오후이가 뛰어 스타팅멤버 5명 중 3명이 ‘외국물’을 먹은 금호생명은 비록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어 석패를 했지만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빛은행에 맞서 3쿼터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쳐 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신세계 쿨캣은 현대 하이페리온에 맞서 93―90으로 신승을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3쿼터까지 79―68로 크게 앞서 나가던 신세계는 4쿼터에서 방심하며 상대방에 외곽슛을 연속 허용, 종료 4.4초전 91―90으로 1점차까지 추격당했으나 종료 직전 정선민(37득점 17리바운드)의 천금같은 자유투로 승리를 지켜냈다.
<전창기자>jeon@donga.com